“좋은 꿈 꾸셨어요?”
우리는 새해, 결혼, 임신, 첫 출근, 이사, 계약 등과 같이 의미 있는 날을 맞이할 때 이 질문을 흔히 주고 받습니다.
꿈이 우리 삶에 미치는 실제 영향력을 얼마나 믿는지는 이 질문에서 중요치 않습니다.
그냥 관습적이고, 상투적이다. 하지만 정작 무엇인가 기억에 남는 꿈을 꾸고 나면 입장이 달라집니다.
평소 꿈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되죠.
악몽을 꾼 날이면 “꿈은 원래 반대라더라”고 말하며 좋게 해석하려 애씁니다.
또 꿈에서 가까운 사람의 불길한 모습을 보면 안부를 묻고자 슬그머니 전화기에 손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꿈에 숫자라도 보인 날이면 남 몰래 로또 복권을 몇 장 사두기도 합니다.
꿈은 무엇일까요?
꿈으로 점을 보기도 하고, 해몽(解夢)을 믿는 사람도 많습니다.
꿈은 정말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의미 있는 것일까. 이를 판단하려면 먼저 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백과사전에는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이라거나 ‘수면 중에 일어나는 일련의 시각적 심상’ 정도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눈에 보이는 꿈을 글로 묘사해낸 수준에 불과합니다.
꿈에 대한 명쾌하지 않은 사람들의 반응만큼 정의 또한 분명하지 않다. 어느 학문 분야에서 보느냐에 따라 꿈의 정의도 원인도 해석도 달라집니다.
정신분석학 측면과 분석심리학 입장에서는 꿈을 무의식이나 정신세계와 연관 지어 그 내용을 의미 있게 해석합니다.
하지만 현대의학과 뇌(腦)과학에서 보는 꿈은 호르몬이나 약의 영향을 받는 신체의 한 반응일 뿐입니다.
꿈의 내용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꿈은 우리 삶의 반영물이라고도 합니다.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로 다른 사람의 꿈과 접속해 생각을 빼내거나 주입할 수 있다는 주제의 영화 <인셉션>이 화제를 모았었습니다.
꿈과 생각, 뇌에 대한 복잡한 연결고리가 주제였습니다.
정신분석학과 분석심리학에서는 꿈의 내용을 의미 있게 해석하죠.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은 물론 보지 못하는 엄청나게 큰 무의식의 세계와 꿈이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봅니다.
꿈은 억압돼 있던 무의식 속 욕망의 표현이자,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무의식 세계에서 우리에게 알려주는 의미 있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정신분석학 측면에서 꿈을 말할 때 중요하게 다뤄지는 인물이 ‘정신분석의 아버지’로 불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입니다.
프로이트는 1900년, 책 《꿈의 해석》을 통해 정신분석학적 꿈 이론을 내놓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학자들이 반세기동안 다양한 이론을 파생시켜 왔습니다.
그는 꿈을 연구하면서 정신분석 이론의 초석을 정립했으며, 혼란에 빠질 때마다 꿈 이론을 ‘정신적 지주’로 삼았다고 합니다.
또 꿈을 통해 무의식의 존재를 확신했습니다.
무의식 속 잠재 욕구, 꿈을 통해 해소
꿈을 많이 꾸고 일어난 아침에는 꿈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혹은 꿈자리가 사나워서 숙면에 방해가 됐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정반대 이론을 내놓았습니다.
꿈은 잠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의식 속 욕구를 꿈을 통해 성취시켜 줌으로써 수면을 유지시키는 것입니다.
즉 갈증 때문에 물을 마시고 싶은 소원이 발생했고, 꿈을 통해 그것을 성취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프로이트는 잠에서 일부러 깨서 물을 마시는 불편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꿈을 꾸지 않았다면 그는 잠에서 깨서 물을 마셔야 했을 것입니다.
즉 프로이트에 따르면, 꿈은 무의식 속에 눌려 있던 욕구 불만, 스트레스, 정신적 갈등이 수면을 해치지 않도록 전의식·의식 세계로 방출시키는 통로인 것입니다.
굉장히 고통스럽고 잔인한 욕구, 조절기능
그렇다고 누군가를 죽이고 싶도록 미울 때 꿈에서 이 욕구를 무조건적으로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누군가를 죽이는 일은 자신에게도 끔찍한 고통과 불안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지나친 고통과 불안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고, 잠에서 깨게 만듭니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지나치게 부적절하다고 여겨지는 무의식적 욕구는 꿈에서 통제하는 기관이 있다고 믿습니었다.
낮에 의식이 있을 때는 이 기관이 잘 작동하다 잠이 들면 꿈으로 발현되는데, 이때 이 기관이 지나친 욕구를 다른 형태로 왜곡시켜 수위를 조절합니다.
그래서 꿈에 왜곡이 생기는 것입니다.
프로이트는 꿈을 드러난 내용(Manifest ontent)과 숨겨진 내용(Latent Content)으로 구분했고, 후자야말로 무의식에 대한 주요 단서를 제공한다고 보았습니다.
신경과학의 발달로 입증되는 프로이트의 이론
약 15년 전부터 새로운 신경학적 발견과 함께 프로이트 이론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정신분석 그리고 신경과학 분야에서 저명한 학자들이 모여 ‘신경정신분석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개척하고 ‘실제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과 뇌의 조직, 생리학, 해부학, 화학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탐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이트 시대에는 미비했던 신경과학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프로이트의 꿈 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입니다.
예를 들어 ‘꿈은 수면의 수호자’라는 가설에 대해 마크 솜즈는 ‘꿈이 중단된 환자들은 수면의 질이 저하된다’는 실험결과를 얻었습니다.
좋은 꿈, 나쁜 꿈, 이상한 꿈. 다 존재할 수 있습니다.
꿈을 너무 맹신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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